개인적으로 허비행콕의 플레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연주는 올드한 맛과 세련된 맛이 공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어중간하게 느껴진다. 허비행콕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개인적 감상이니 이해해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공룡으로 대우받을만 하다. 마일즈 데이비스의 세션으로 활동한 경력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영역에서 재즈의 발전과 행사를 주관하고 참여하고 있다. 좋게 말하면 재즈계의 팔방미인이고 나쁘게 말하면 얼굴마담이다. 그만큼 현대 재즈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허비행콕은 유명한 앨범들도 많지만 다양한 세션참여로 유명하다. 특히 전통을 살리고자 하는 전통파 뮤지션들의 앨범에는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그 시발점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앨범을 뉴 스탠다드라 하였다.

 오래된 스탠다드를 탈피하고 시대와 호흡을 같이하는 곡들을 스탠다드로 안착시키고자 하였다. 영미권 유명 팝음악을 차용해 새로운 곡으로 탄생시켰다. 마이클 브레커, 존 스코필드, 데이브 홀랜드 등 실력이 굉장한 뮤지션들이 참여한 앨범이기도 하다.

 앨범을 돌려듣던 중 유난히 귀에 익은 멜로디가 흘러나와 이 곡에 대해 좀 찾아보았다. 알고보니 이 곡은 유명한 영화 '졸업'에 나왔던 곡이었다. 졸업에서 The Sound of Silence와 함께 Simon & Garfunkel에 의해 불리워지며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이곡은 스코틀랜드 민요이다. 오래된 민요이기 때문에 작곡자는 알수 없다. 13세기부터 전해져오는 노래라고만 알려져 있다. 'Parsley, Sage, Rosemary and Thyme' 앨범에서 Canticle이라는 노래와 접속곡으로 만들어 발표하였다.
 
 Scarborough Fair 는 시장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영국 요크셔주에 있는 항구 도시로 Fair가 축제, 장, 시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스카보로우 시장 정도가 되겠고 이 노래는 스카보로우 시장의 한 여인을 그리워 하면서 부르는 노래라 한다. ‘스카브로 페어’는 1788년을 끝으로 더 이상 서지 않는 장터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행복한 시절을 상징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영미권 팝의 스탠다드를 재즈와 함께 묶으려 시도한 의미있는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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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이 앨범을 들으며 느낀 것은 친숙함이다. 앨범의 부제 '발라드 북'이란 이름 답게 참 편안하게 다가온다. 뒤에 알았지만 이 앨범의 사운드가 친숙하게 들리는 이유 중 하나는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대거 나오기 때문이다. Pat Metheny, Charlie Haden, Herbie Hancock 등 걸출한 뮤지션이 참여하였다. 팻 메쓰니의 영향을 3번 트랙 Nascente에서 느낄 수 있었고 전체적으로는 찰리 헤이든의 냄새가 난다. 팻 매쓰니나 찰리 헤이든의 감성적 토대가 유사하고, 이에 친숙하다보니 참 듣기 편하다. 이들의 참여로 인해 듣기 편한 발라드 곡에 머물지 않고 음악적 완성도를 지닌 앨범이 되었다.

 브레커는 랜디 브레커만 알고 있었는데 그의 동생 마이클 브레커가 음악적으로는 더 큰 영향력을 펼치고 있었다니 또 다시 한없이 작은 나를 느끼게 한다. 마이클 브레커에 대해 찾아 보니 그는 브레커 브라더스와 스텝스 등 퓨전 성향의 그룹에서 차고 넘치는 블로윙으로 각광을 받았으며 이후 존 콜트레인 스타일을 다방면으로 받아들여 거장으로 우뚝 섰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곡을 접하면서 팻 매스니에게서 느낄 수 있는 날아갈듯 말듯한 절제하는 힘과 찰리 헤이든의 서정적이며 깊은 감성을 또 한번 느꼈다. 이에 마이클 브레커의 두 귀를 휘어잡는 풍성한 사운드가 함께 깃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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