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풍미한 최동원과 선동열, 야구사나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를 보기전까지는 두 사람의 배역이 좀 미스매치 되는 부분이 있지 않나 걱정을 했다. 듬직한 부산사나이인 최동원을 약간 곱상하고 연한 이미지의 조승우가 잘 해낼 수 있을 것인가 걱정을 많이 했다. 이는 기우였다. 조승우는 최동원의 매력을 흡수하고 자신만의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의외로, 아쉽게도 선동열의 이야기는 크게 부각되지 않아 양동근의 연기는 크게 빛나지 못했다.
최동원이 집중하여 경기가 끝난 것도 모른체 마운드에 오르는 장면에서 오랫만에 영화관에서 눈물이 났다. 일생을 마운드에 올라 비겁하지 않게 매 경기를 치루어 냈던 그의 삶에 존경심과 경외감이 들어서였다.
아시다시피 최동원은 무쇠팔로 유명하다. 1984년 코리안게임 7경기 중 5경기에 출전하였고 4경기는 선발로 출전하여 1완봉 3완투, 1경기는 마무리를 만들어내었다. 이 유명한 기록으로 대변되는 그의 선수생활은 짧고 강했지만 비겁하지 않았다. 약체였던 롯데의 타선이 1점을 내지못해 지는 경기에서도 그는 최선을 다했고, 승리하지 못할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3일에 한번꼴로 선발을 뛰었다.
그가 팀의 유일한 희망이자 에이스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팬들과 벤치의 기대와 희망을 져버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최동원은 그런 사람이니까...
프로야구선수협회 초대회장을 지내고 구단의 보복을 당해 삼성으로 팔려가 은퇴를 맡았고, 오랜시간이 흐르도록 그를 불러주는 구단은 없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링크에서 찾아 보면 되겠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156
아무튼 영화 자체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잘 엮어냈다. 여러 플롯들을 적절히 섞어 지루함을 줄이고, 편집을 통한 인물의 내적 심리를 잘 표현해 주었다. 여주인공은 왜 등장하는지 의미를 알 수 없었지만 조승우의 연기는 대단했다. 경상도 사나이의 진짜 멋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들어준 영화이며 최근에 본 스포츠영화 중 가장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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